1990년대,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에서 당시 고가였던 HDD 대신 "VHS"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법이 발명되었는데, HDD 4대분의 데이터를 1개의 VHS에 밀어 넣을 수 있었던 러시아의 혁신적인 제품 "ArVid"에 대해 알아보자.
당시의 HDD는 많게는 500MB 정도의 용량밖에 되지 않아, 대량의 데이터를 보관하려면 대량의 HDD가 필요지만, 당시 러시아에서 HDD 한 대는 한 달치 월급에 해당할 정도로 상당히 고가였고, 대용량 기록매체 확보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개발된 기기가 "ArVid"인데, 이것은 ISA 버스 확장 카드를 경유해 컴퓨터와 가정용 비디오 덱을 접속하는 것에 의해, HDD 4대분의 데이터를 VHS 테이프에 보존할 수 있다고 하는 상품. 가격은 당시 HDD의 절반 이하였기 때문에, HDD의 4분의 1 가격이었던 VHS와 결합하면 그야말로 파격적인 기록매체였다고 한다.
ArVid의 내용물은, ArVid의 본체 카드와 3.5인치 플로피 디스크 여러 장, 설명서 등으로 플로피 디스크에는 각각 드라이버나 문서가 들어 있었다는.
본체 카드는 이런 느낌. 이 카드는 PC-386의 메인보드에 대응하고, 플레이트에는 케이블용 포트와 적외선 신호를 수신하기 위한 다이오드가 있다.
via https://jacobfilipp.com/arvid-vhs/
또 하나, 컴퓨터와 비디오 덱을 연결하는 커스텀 케이블도 내용물로 들어 있었는데, 표준적인 "비디오 입력"과 "비디오 출력"커넥터 외에, 선단에 적외선 발광 LED가 붙은 와이어(빨간 동그라미 부분)도 있었다.
ArVid 의 동작을 그림으로 표시하면 이하와 같다. ArVid가 삽입된 PC(A)에 프로그램 인터페이스가 표시되어 있고, 사용자는 비디오 덱의 리모콘을 사용하여 ArVid 카드에 "재생" 등의 명령을 보낸다(B). 그러면 비디오 신호의 입출력, 적외선 신호를 전송하는 케이블(C)에 의해, 비디오 덱으로 신호가 보내지고(D), 나아가 리모콘으로 위장하여 미리 기록된 신호를 조사하는 처리도 이루어진다(E). 이 처리를 통해 VHS(F)에 데이터가 기록되는 구조라고 한다.
이 처리에 의해, 3시간 기록할 수 있는 VHS 테이프에 2GB분의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었다는 것.
"리모컨으로 위장합니다"라고 하는 것이 ArVid의 트릭. 이 트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유저는 어느 적외선 리모콘 신호가 "재생", "정지", "되감기"등의 커맨드에 대응하는지를 ArVid에게 "가르칠" 필요가 있었다. 알려주기 위해서는, 컴퓨터 뒷면에 있는 수신 다이오드에 비디오 덱 리모컨을 감싸고, 소프트웨어가 보여주는 리모컨 버튼을 차례로 눌러야 했다고 한다. 리모컨의 모든 명령어를 가르치려면 경우에 따라서는 3시간이나 걸리는 일이 있었던 것 같다는.
초기의 모델은 기록 속도는 매초 100 KB로, 후계 모델 이후는 같은 테이프에 매초 200 KB로 2.16 GB의 데이터를 기록 가능. 3.5인치 플로피 디스크의 용량이 1.44MB였던 점과 1990년대의 VHS 테이프의 보급 상태를 생각하면, 파격적인 저렴한 가격으로 대용량 데이터 보존을 실현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VHS 테이프라고 하는 매체의 성질상, 마모되어 버리기 때문에, 몇 번이나 다시 쓰거나 할 수는 없었다고 하고, 판매처인 POKSI는 Colorado Memory Systems나 QIC systems등의 "백업·프로바이더"의 경쟁 상대로서 ArVid를 위치시켜, "기록은 1회, 읽기는 자주"라고 하는 것을 이상적인 사용 예로서 내걸었다. 또한 주요 타깃은 개인이 아니라, 주로 기업이었고, 당시는 월드 와이드 웹의 여명기여서, 원래 2GB 테이프 몇 개분을 채울 정도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개인은 적었다.
게다가, ArVid 하드웨어의 버전의 차이, 기입 밀도, VCR의 품질, 또 2대의 컴퓨터의 처리 능력의 차이 등, 다양한 요인이 테이프의 판독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ArVid를 "개인간의 데이터 교환"에 사용하는 사람도 별로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다만, 대량의 게임 소프트를 담은 VHS를 암시장에서 구입해, 그것을 되파는 행위도 있었다고....
ArVid는 1990년대에 일정한 유행을 보였지만, HDD와 CD-R이 저렴해지면서 인기가 떨어져, 1998년에 그 생산이 중단. 판매처인 POKSI는 2024년 시점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ArVid에 대해서는 "20만 개가 제조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주장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뜨거운 논쟁이 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