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년 전 들소의 미라 고기를 먹은 과학자들...그 맛은?

1984년 4월, 알래스카에서 세상에 보기 드문 만찬이 열렸다고 하는데, 거기서 인기를 끌었던 음식은 무려 5만 년 전의 바이슨(들소)의 고기.

그 고기는, 1979년 영구 동토 속에서 발견된, 갱신세를 살았던 "스텝 바이슨"이었고, 결국에는 사자에 의해 잡아먹힌 것 같다는.

"블루 베이브"로 명명된 그 들소의 목 조직은, 보존 상태가 매우 좋았다고 하고, 그걸 본 과학자들이 먹어봤으면....하는 유혹을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 보존 상태가 좋은 5만년 전의 들소 미라 발견

1979년 7월, 미국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 북부에서, 스텝 바이슨(들소)의 수컷 미라가 발견되었는데, 이 개체는 체내의 인이 토양의 철과 반응해 비비안 나이트(인산염 광물)가 생성됨에 따라, 몸이 푸른빛을 띠었기 때문에 블루 베이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당초, 콜라겐 분석에서 3만6000년 전 들소로 알려졌으나, 보다 최근 조사에서는 5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 목살을 잘게 썰어 스튜로 만들어 먹은 과학자들

이색적인 만찬은, 블루 베이브 발굴에 힘쓴 고생물학자 데일 거슬리의 집에서 마련됐다.

갱신세를 살았던 블루 베이브는, 혹한의 알래스카 땅에서 사망하자 신속하게 냉동 보존됐기 때문에, 근육조직은 쇠고기 육포만큼 보존상태가 좋았고, 지방과 골수도 남아 있었다고 하는데, 그런 흔치 않은 식재료의 맛에 호기심 많은 과학자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의 일을 거슬리 씨는 이렇게 적고 있다.

"아이릭 그란크비스트(박제사)의 블루베이브 연구의 고비와 축하를 겸해 그와 크루텐(게스트 강사)을 위해 바이슨 스튜 만찬을 열었다"

"미라의 목 일부를 작게 네모나게 자른 다음, 스프와 야채를 냄비에 끓였고, 저녁으로 블루베이브를 먹었다. 고기는 잘 숙성되었지만, 아직 조금 딱딱했고 스튜에 신선한 갱신세의 향기를 더했다. 거기 있던 누구도 감히 무시하려 들지 않았을 것이다"

목살 스튜를 한 이유에 대해, 거슬리는 "목살 스테이크는 별로 좋은 아이디어 같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야채와 향신료를 듬뿍 넣으면 그렇게는 나빠지지 않으니까요"라고 말했다.

약간의 궁리로 요리의 맛은 구했을지 모르지만, 블루 베이브의 뱃속은 어쩔 수 없었다. 오래 전에 냉동 보존되기 전에 부패한 것이 분명했고, 그 목덜미에는 사자에게 물렸을 때의 이빨 파편이 남아 있었다는.

하지만 들소의 목 근육이 잘려나간 덕분에, 그곳의 조직은 빠르게 냉동됐고 5만 년 뒤 해동해도 신선함이 유지됐다.

 


■ 과연 그 맛은?

1984년 4월 6일, 이 만찬에는 십여 명의 아주 운이 좋은 손님들만 초대된 것 같고, 해동하니 영락없는 쇠고기 냄새가 났다고 한다. 희미한 흙냄새와 버섯향이 섞여 불쾌하지 않았다고.....

5만 년 된 고기를 먹고 배탈이 나지는 않을까? 라고 신경 쓰이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모두들 괜찮았던 것 같다.

맛은 훌륭해서 누구 하나 아프지도 않았다고 하고, 과학자의 호기심이 문명 발달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때로 이들은 몸을 던져 쓸데없는 짓을 하기도 하지만, 초저온에서 냉동 보관하면 5만 년이나 지난 고기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은, 다가올 서바이벌 시대를 대비해 약간의 조언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