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전신으로 알려진 ARPANET이 1969년 등장한 이후 현 시점에서 반세기 이상이 지났지만, 인터넷은 아직 세계대전을 겪지 않았다.
그러나,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시사와 미중 관계 악화 등, 세계대전의 불씨가 될 만한 문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만약 세계대전이 발발해 버리면, 현대인의 삶에 필수적인 인터넷은 어떻게되어 버릴까?
"갑자기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되거나, 인터넷에서 뉴스도 볼 수 없게 되어버려 패닉이 발생하고, 사재기나 ATM 파괴가 발생하는 인터넷 붕괴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높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연구원인 닉 메릴 씨. 메릴 씨는 인터넷이 직면한 장기적인 리스크를 연구하는 프로젝트인 "Internet 아틀라스 프로젝트"의 책임자도 맡고 있다.
세계대전으로 인해 인터넷이 붕괴될 위험성을 분석함에 있어, 메릴 씨는 먼저 "인터넷 단편화"에 대해 검토. 인터넷 단편화는, 인터넷이 정부 정책 등으로 분단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단편화는 "비자유주의의 대두로 글로벌 네트워크가 위협받는다"는 흔한 이야기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것.
인터넷 용어의 "도메인"에는 "영토"라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논의에서는 일반적으로 인터넷이 사이버 전쟁의 전쟁터가 될 것을 염두에 두지만, 인터넷은 대립의 매개체인 동시에 대립의 대상이기도 하기 때문에, 인터넷 자체도 전쟁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해 메릴 씨는 "인터넷은 도메인일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경쟁과 협조의 대상이기도 합니다"라고 표현.
그럼, 실제로 세계대전이 일어났을 때 인터넷이 직면할 위험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하면, 가장 먼저 우려되는 것은 세계 트래픽의 98%를 담당하고 있는 해저 케이블의 절단, 이른바 "케이블 클리핑 공격"이다. 해저 케이블 절단은, 남북 문제에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 특히 최근에는 정치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는 남태평양 국가들에 큰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또한, 인프라를 물리적으로 절단하지 않고도, 전시법 등을 사용하여 국가 권력이 서비스 공급자에게 명령을 함으로써, 국가 인터넷의 대부분을 끊을 수도 있는데,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일반인 인터넷 사용자가 모르는 사이에 정보가 조작된다는 것. 예를 들어 The New York Times 기사를 읽으려고 "https://www.nytimes.com/"에 접속하면, 진짜 기사가 나오고 브라우저에는 "안전"이라고 뜨지만, 실제로는 정부기관이 내용을 몰래 고쳐 썼다는 것이 충분히 있을 수 있고 기술적으로도 가능하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행위가 국가 간 분쟁 속에서 확대되어 제어할 수 없게 되고, 연쇄적인 영향에서 피드백 루프가 생겨 세계적인 인터넷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메릴 씨는 지적.
이러한 사태를 막는 데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 일어나도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것, 확대되어 버려도 인터넷 붕괴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 구체적으로는, 정부나 국제적인 기구가 인터넷에 관한 통계 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전시 중에 발생하는 사태에 대해 상정하거나 연습을 하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 인프라의 민주화를 추진하는 것도 중요한데, 메릴씨에 의하면, 인터넷은 구성 단위가 작고, 그러한 구성 단위를 연결하는 구조가 유기적이면서 창발적인 경우에, 설계상 가장 강고한 것이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만약 인터넷이 단일 조직이나 단체가 관리하는 균질한 서비스였다면, 중요한 장소가 하나 다운된 것만으로도 인터넷 전체가 연결되지 않게 되는데, 인터넷이 분산되어 있으면 어딘가가 끊어지더라도 나머지 네트워크가 생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점에서 메릴 씨는, "글로벌 한 인터넷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약합니다. 전쟁이 인터넷을 세계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들고, 세계 경제도 혼란스러워 사회 붕괴의 방아쇠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과 로컬 행동을 모두 진행함으로써, 우리는 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인터넷을 후손들에게 남길 수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