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를 약간 조작하는 것만으로, 비늘을 깃털로 바꾼다

동물의 몸 표면에 있는 피모나 깃털이나 비늘은....겉모습은 다르지만 기본적인 구성요소는 같은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증거로, 유전자를 조금만 조작하는 것만으로, 비늘에서 날개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

스위스 제네바대 연구팀은, 닭의 유전자를 약간 조작해, 다리를 감싸고 있는 비늘을 깃털로 바꾸는 데 성공해 Science Advanced(2023년 5월 17일자)에 보고했는데, 이것은, 비늘에서 깃털이라고 하는 일견 혁명적으로 생각되는 진화에는, 실은 과장된 유전자의 변화는 필요없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 털도 깃털도 비늘도 그 구성요소는 같다

동물의 몸을 감싸고 있는 털이나 날개 같은 피부 표면은, 형형색색으로 다양하지만, 모두 케라틴으로 만들어져 있고, 수억 년 전 파충류와 같은 기원을 가진다.

그 기원은, "프라코드"로 불리는 피부 발생에 중요한 세포들의 모임으로, 이것이 두꺼워지면 이윽고 비늘이나 가시와 같은 피부 부속물로 성장하고, 그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가 있는데, 그것이 이번 주역인 "소닉 헤지호그(sonic hedgehog)" 유전자다.

이 유전자는 시그널 전달 경로를 통해 신호를 보내줌으로써, 몸의 모양이나 구조의 발달 혹은 패턴화 등을 좌우할 수 있는데, 가령 새의 깃털 모양이나 위치, 혹은 쥐의 모낭 발달 등도 이 유전자가 강하게 관여하고 있다.

 


■ 소닉 헤지호그의 미세조정으로 닭 비늘을 깃털로 변화

제네바대 미셸 밀링코비치 씨 등은, 이 소닉 헤지호그 유전자를 조금 조작해 줌으로써, 보통 비늘에 덮여 있는 닭의 다리에 깃털을 기르는 데 성공했다는 것.

실험 대상으로 된 것은, 식탁에서 친숙한 브로일러(식용 육계)로, 이 닭의 다리는 비늘 모양이며 깃털은 거의 나지 않는다.



그래서 연구팀은, 아직 알 속에서 배아 그대로인 병아리 혈관에 소닉 헤지호그 유전자의 시그널 전달을 유도하는 물질을 주입, 그랬더니 부화한 병아리의 발에는 몸과 비슷한 어린 깃털이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병아리가 자라면서, 깃털 또한 성장했으며, 어린 깃털이 어른 깃털로 다시 태어날 때, 발도 몸과 마찬가지로 어른 깃털로 바뀐 것이다.

이 같은 비늘에서 날개로의 변화는, 단 한 번의 처치로 일어난 것으로, RNA 배열을 살펴본 결과, 이 처치로 닭에 생긴 변화는 계속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 생물의 진화, 다양성 규명에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같은 결과는 동물이 어떻게 진화하고 다양해졌는지 이해하는 힌트라고 하고, 피부에 있는 부속기가 비늘, 날개, 털과 버라이어티 풍부하게 진화하는 원동력이 된 것은, 아마도 소닉·헤지호그 유전자가 보내는 시그널의 자연스러운 변화다.

그리고 이는, 그러한 다양화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비늘에서 날개로의 진화는 언뜻 보기에 크지만, 게놈이나 유전자의 발현이라는 점에서는,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으로, 하늘을 나는 새는 공룡의 직접적인 자손이라고 하지만, 별로 감이 오지 않는 사람도 많을 것이지만, 이번 연구는 그 연결고리를 실감나게 해줄 것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