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감정으로 밝혀진 아버지의 비밀

미국, 네브래스카주 교도소에서 탈옥한 살인범은, 호주로 건너가 이름을 바꾸고 평범하게 살았다.

결혼하고, 아이도 태어났고, 도망자 생활의 비밀을 안고, 사랑받는 가족의 일원으로 살았던 그의 삶이지만, 아들이 DNA 감정을 하면서 마침내 드러났다.

네브래스카 주 연방보안국이 입수한 DNA 증거에 따라, 호주에 사는 존 빈센트 데이먼이라는 이름의 남자는, 사실 미국 교도소에서 탈옥한 살인범 윌리엄 레슬리 아놀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 부모를 죽이고 뒷마당에 묻은 소년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 근교에 살던, 윌리엄 레슬리 아놀드는 1958년, 자동차 극장에서 영화 "언데드"를 보러 가고 싶다는, 당시 16세였던 그의 소원을 거절한 부모를 살해하고 뒷마당에 묻었다.

주변에는, 부모님이 여행을 갔다고 얼버무렸지만, 살인 2주가 지나서야 자신이 부모님을 죽였다고 자백하고 체포됐다.

■ 종신형 받았지만, 교도소를 탈옥하여 호주로

아놀드는, 1959년 두 차례 종신형을 선고받고, 네브래스카 주 교도소에서 모범수로 10년 가까이 지내다, 1967년 7월 14일 동료 죄수들과 함께 교도소를 탈옥했다. 아놀드와 동료 제임스 하딩은, 가석방 때 손에 넣은 가면을 이용해, 점호 때 간수를 속이고, 철사철선이 쳐진 높은 울타리를 뚫고 감쪽같이 달아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후, 아놀드는 하딩과 헤어져 일리노이주 시카고로 향했고, 연인이 된 여성과 결혼해 아버지가 돼 캘리포니아로 이주, 하딩은 1년 안에 체포됐지만, 아놀드는 이후 이혼해 1978년 뉴질랜드로, 그리고 결국 호주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아놀드는, 존 빈센트 데이먼이라는 가짜 이름으로 세일즈맨으로 일하다, 다시 결혼해 아이를 낳고, 가족을 부양하며, 지극히 평범하게 생활하다 2010년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은 아놀드가 고아였다고 믿었고, 과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한다.



■ 아들이 자신의 DNA를 제출함으로써 아버지의 과거가 드러났습니다

아놀드의 아들이 자신의 DNA를 가계도 데이터베이스에 제출하지 않았다면, 훌륭한 아버지로 여겨졌던 아놀드의 진정한 정체를 아는 일은 영원히 없었을 것이다. 2020년, 네브래스카주 부연방보안관 매튜 웨스트오버가, 아놀드에 관한 이 미해결 사건을 이어받았다.

"동료 중 한 명이 퇴직했고, 그 때 사건을 인계받아야 했다. 세월이 흘렀고, 누구나 이 도망범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농담 같은 미해결 사건이, 나에게 돌아 왔다"라고 웨스트 오버는 말한다.

확실히 아놀드를 찾을 수는 없었지만, 웨스트오버는, 아놀드의 동생을 찾아냈고, 그는 자진해서 자신의 DNA 샘플을 제공해줬다.

웨스트오버는, 아놀드의 아들이 나중에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기 위해 제출한 것과 같은 DNA 데이터베이스 기관에 아놀드 동생의 DNA를 제출했다.

그리고 2022년 돌고 돌아 마침내 과거와 현재가 연결된 것.

 


■ 아버지가 저지른 잘못을 마침내 알게 된 아들

웨스트오버는, 아놀드의 아들에게, 그의 아버지가 양친 살인으로 체포되어, 복역 중 도망쳤다고 밝혔고, 스스로 부모님을 죽였었기 때문에, 가족들에게는 고아라고 했던 것이다.

"DNA 검사 키트에는, 그 결과가 본의 아니게 될 수 있다는 주의사항이 없습니다"라고, 아놀드의 아들은 익명을 조건으로 말했다.

"DNA 제출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버지의 진실을 알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