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기에 겪은 통증이, 사춘기에 이르기까지 장기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는데, 통증의 경험은 유전자 수준에서 아이의 통증에 대한 반응 시스템의 발달을 변화시키고, 그 결과 훗날 더 강한 통증 반응을 일으킬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신시내티 소아병원 의료센터 연구팀이 학술지 Cell Reports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통증에 대한 반응 시스템의 변화는 면역계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인 발달 중인 대식세포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하고, 대식세포는 백혈구의 일종으로, 체내에 침입한 세균이나 변성 물질, 죽은 세포 등을 포식하는 기능을 가진다.
신생아의 통증 경험이 훗날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신생아 쥐에게 외과적인 상해를 입혀 통증을 경험하게 하고, 상해를 입은 쥐와 대조군 쥐를 비교해, 통증에 대한 반응의 차이를 관찰했다. 그리고 상해로부터 100일 이상 경과한 후, 양쪽 쥐에 통증을 주어 반응을 측정.
그 결과, 암컷 쥐의 경우, 신생아기에 상해를 입은 군이 대조군보다 통증 반응이 강하고,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수컷 쥐의 경우는 양군에서 통증 반응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연구팀이 쥐의 대식세포를 조사한 결과, 상해를 입은 후에 에피제네틱한 변화가 대식세포가 일어나고, 그것이 나중에 다른 상해에 대해 더 강한 통증 반응을 촉진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특히 "p75NTR"이라고 불리는 유전자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인간의 대식세포에서도 볼 수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암컷 쥐에서는, 첫 번째 상해에서 100일 이상에 걸쳐 통증 기억의 영향이 검출되었는데, 골수의 줄기세포가 상해에 대해 더 강하게 반응하도록 프라이밍된 대식세포를 생성하고, 그것이 통증을 증대시킨다는 구조.
한편, 수컷 쥐에서도 같은 조기 상해를 경험한 경우, 같은 에피제네틱한 변화를 볼 수 있었지만, 암컷과 같은 장기적인 통증의 기억은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려졌다. 덧붙여 쥐의 100일 이상은 인간이라면 약 10~15년에 상당한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통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진통제 투여량을 변경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수 있다고 밝히고, 오히려 상해에 반응해 대식세포 재프로그래밍을 막기 위한 보다 특이하고 타깃을 좁힌 치료법을 개발할 필요성을 시사했다.
추가 연구를 통해 대식세포의 p75NTR 수용체를 특이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 접근법이 임상시험에서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